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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벌레를 쫓는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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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지나갔다. 장마가 남기고간 눅눅함과 뒤이어 찾아온 무더위가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이 불편함을 다 해결해 주지는 못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장을 들락거려도 편하질 않다. 그에 덧붙여 모기의 극성은 밤잠을 설치게 하며, 조금만 오물이 주위에 모여있어도 몰려드는 왕파리는 시끄러운 소리까지 낸다. 모기향은 꽤 효과적이긴 하지만 기관지를 자극해 장시간 사용에 한계가 있다.
여름꽃 가꾸기가 제법 즐거움을 주지만 정원에 모이는 여러 벌레들과 해충들에 대한 전쟁도 쉽지 많은 않다. 이 귀찮은 벌레들을 쫓을 산뜻한(?) 방법은 없을까? 우리들이 즐겨 키우는 화초들에게 이 역할을 맡겨보자.
어떤 식물들과 꽃들이 지킴이 노릇을 해줄까? 사실 식물들은 자기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유의 향을 지닌 화합물을 배출한다. 향초들 중에는 우리들이 손으로 건드리거나 쓰다듬으면 더 강하게 향을 내는 것들이 있다. 해충들이 자기들 잎을 건드리는 줄 착각해 그 해충을 쫓기 위해 향을 더 뿜어내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아이 아파라!’하며 ‘식물들이 소리지르는 행위’로 이를 설명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십 여 가지의 꽃과 식물들이 어떤 벌레들을 쫓는지 살펴보자. 특히 모기 쫓는 식물에 관심을 두어보자.

 

1. 바질(Basil)

바질은 희랍어로 ‘왕의 식물’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5000년 전 인도에서부터 재배되었다고 알려져있다. 희랍, 인도, 이탈리아에서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널리 식용향초로 사용하고 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요리에 사용하며, 샐러드에도 들어간다. 바질은 여러 종류가 있으며 향의 성분에도 차이가 있다. 유제놀(eugenol), 시트로넬롤(citronellol), 피넨(pinene), 테르피네올(terpineol) 등이 향성분이다. 또 바질의 종류에 따라 캠퍼(장뇌), 캠핀, 아네톨 등도 포함되어 있다.
바질의 오일성분 중에는 파리와 모기를 배척하는 화합물들이 들어 있으며, 당근초파리와 아스파라구스 딱정벌레와 가루이의 접근을 막는다. 여러 요리에 넣는 바질이 모기와 파리를 쫓는다니 집 안팎에 널리 키워야 하겠다. 잎을 물에 한참 담근 후 짜고, 알콜(잎의 무게와 비슷하게)을 섞어 파리와 모기를 쫓는 스프레이로 사용할 수 있다.

 

(출처: 원색도감 허브)

 

2. 금잔화(전륜화, Marigold)

금잔화는 남북아메리카가 원산지지만 지금은 세계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꽃씨에서도 잘 발아되며, 남아있는 줄기에서도 다시 살아난다. 꽃은 금색, 오렌지색, 노랑색, 흰색 등 다양하다. 금잔화의 잎과 꽃에서 얻는 식물성 기름은 모기와 진드기를 배척한다고 알려져 있다. 금잔화가 토마토, 가지, 고추, 감자 등 식물의 패충을 쫓기 때문에 이들 작물의 보호용으로 재배하는 것을 권장하며, 일부 식품첨가물로도 쓰인다. 특히 꽃에서 얻는 오렌지-노랑색 카로테노이드인 루테인(Lutein)은 파스타, 식물성오일, 마가린, 마요네즈, 샐러드 드레싱, 요거트, 겨자 등에 색소로도 쓰인다.
금잔화 뿌리는 향균성 티오펜류를 발산하기 때문에 콩류 가까이에서는 키우지 말아야 한다. 금잔화는 네팔문화에서 필수품이며 인도와 태국에서도 가정, 축제, 예배의식에 널리 쓰이고 있다.

 

(출처: 익생양술대전)

 

3. 라벤더(Lavender)

라벤더향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으로 유명하며, 인테리어와 방향제 효과로 실내나 옷장, 서랍 등에 라벤더의 꽃잎, 이파리, 줄기 등을 보관하곤 한다. 또한 목욕제품의 향료로도 쓰인다. 파스타, 샐러드 드레싱과 디저트에도 라벤더 향이 쓰이며, 꽃봉우리와 잎은 차로도 우리 식탁에 오른다. 라벤더 오일의 주성분은 리나롤(Linalool, 약 26%)과 카리오필렌(Caryohhyllene, 약 8%)이다. 라벤더 오일은 방부제와 항염증성을 지니며, 긴장을 완화시키고 취침을 유도한다.
생리적 영향 외에도 라벤더 오일은 천연 모기기피제이며, 파리와 나방도 쫓는다. 마른 라벤더 다발을 창가에 매달아 집안을 향그럽게 하며 모기접근도 막을 수 있다. 생명력이 강하고 건조한 날씨도 잘 견뎌 키우기 쉽기 때문에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 식물이다.

 

4. 로즈메리(Rosemary)

우리들에게 친숙한 향초로 로즈메리가 있다. 로즈메리는 지중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고, 라틴어의 ros(dew, 이슬)과 marinus(sea, 바다)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바늘잎을 지닌 이 꽃식물은 1.5미터가 되는 것도 있으며, 흰색, 핑크색, 자주색, 파란색 꽃을 피운다. 로즈메리는 모기를 효과적으로 배척할 뿐 아니라 양배추나방과 당근초파리를 쫓는다. 달팽이도 로즈메리향을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다. 로즈메리는 여러 가지 식물화학성분을 포함하며, 로즈마린산, 캠퍼, 카페산, 우르솔산, 베튤린산, 카르노스산과 카르노솔 등이 그 예다.
사람들이 로즈메리의 약리작용과 향을 좋아해 향수, 집안 악취제거, 향불, 샴푸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양, 돼지, 닭, 칠면조고기 요리에도 사용한다. 때때로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로즈메리는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여 수험생에게 오일향을 맡게 하기도 한다.

 

5. 타임(Thyme, 백리향)과 레몬그라스(Lemongrass)

타임향도 모기를 포함한 여러 해충을 쫓는다. 그러나 타임향이 모기를 쫓게 하려면 이 식물의 잎이나 줄기를 따 손바닥으로 비벼주어야 한다. 잎이나 줄기를 비벼야만 모기 기피제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향에 알레르기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타임은 고대 이집트에서 시체보존에 사용했으며 희랍인들은 목욕조와 향로에 썼다. 희랍인들은 타임향이 용기를 북돋아 주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 향초를 배게 밑에 두고 잤는데, 잠이 잘 오게하고 몽마를 물리친다고 믿었다고 한다.
타임 오일에는 티몰이 주성분이며, p-시멘, 미르센, 보르네올, 리나롤 등도 들어있다. 주성분인 티몰은 방부 및 살균성을 지니며 구강청결액인 리스테린(Listerine)의 주요 성분으로 쓰인다. 일부 아라비아국들은 요리에도 사용한다.
흔히 레몬타임(Lemone Thyme)이라 부르는 백리향인 레몬그라스(Lemongrass)는 시트로넬라(Citronella:벼처럼 생겼으며 볏과 식물로 향수비자나무)와는 다르다.
레몬그라스오일도 향이 좋아 라벤더향 등과 혼합하여 방취제로 사용되며, 예전부터 여러 생리작용(예컨대 항염증성, 항산화성)을 인정받아 민간요법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특히 오일의 한 성분인 리모넨이 항염증성을 보여준다. 레몬그라스오일의 성분인 시드랄과 제라니올은 모기와 개미를 배척하며, 고양이들도 레몬그라스를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원색도감 허브)

 

6. 국화(Chrysanthemum)

우리에게 친숙한 국화는 정원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 우리는 그 그윽한 향에 쉽게 젖는다. 국화차와 국화주는 우리 민족이 즐겨 마셔왔다. 장례식장에 조화속에도 국화는 꼭 끼어 있기 마련이다. Chrysanthemum이라는 명칭은 고대 희랍의 chryos(금), anthemon(꽃)에서 유래했다. 노랑색깔이 많았기 때문일까?
제충국(除蟲菊)의 이름은 국화가 이미 여러 해충을 물리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화꽃은 피레트린류 성분을 포함하는데 이 성분들은 천연살충제의 원료가 된다. 피레트린은 거의 모든 곤충의 신경계를 공격하는 활성을 보여주며, 암모기가 물지 못하게 한다. 바퀴벌레, 개미, 이, 무당벌레 등이 가까이 하지 않는다. 가끔 마시는 국화차가 이들을 멀리하게 한다니 옛 조상들은 이를 미리 잘 알았던 모양이다.
국화류는 미국에서는 가정이나 정원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살충제이지만, 인간들에게 발암성을 보인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 과다사용을 피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실내에서 국화를 키우면 실내오염을 줄여준다는 미국 NASA연구 결과도 있다.

 

7. 제라늄(Geraninm)

제라늄은 사시사철 꽃을 피우며, 꽃에는 흰색, 분홍색, 빨강색 등 여러 색이 있다. 필자는 집에서 여러 색깔의 제라늄을 키우고 있다. 잎 등이 내는 특별한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나, 요즘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모기를 멀리하고 싶을 때에는 제라늄을 집 안 여기저기에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 꽃의 아름다움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라늄의 줄기, 잎, 꽃 등에서 추출하는 오일은 긴장을 풀어주는 자연치료제로도 유명할 뿐만 아니라, 향균성과 항산화성도 지니며 혈액응고에 도움을 준다. 향수의 원료 성분으로도 사용되며 일부 식품가공에도 쓰인다. 제라늄 오일에는 70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으며, 시트로넬롤, 제라니올, α-피넨, 멘톤, 이소멘톤, 리날룰, 미르센 등이 주요 성분이다. 제라늄 오일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제라늄이 퍼뜨리는 냄새는 모기를 배척하며, 멸구, 옥수수나방, 배추흰나비 등도 기피한다. 유럽에서 유리창 밖에 일렬로 키우고 있는 제라늄 화분이 유달리 눈에 많이 띄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출처: 경기도농업기술원)

 

8. 박하(Peppermint)

박하는 차에 많이 사용해 친숙하다. 아이스크림, 껌, 치약은 물론이고 샴푸, 비누, 피부보호제 등에도 쓰인다. 박하는 향만 좋은 게 아니라 긴장을 풀게 하고 기억력을 증가시키는 약리작용도 가지고 있다.
박하향은 진딧물, 개미, (튀는)잎벌레, 호박벌레, 흰나방 등이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다. 잎과 꽃에서 얻는 향 성분에는 멘톨, 멘톤, 초산 멘틸, 멘토푸란, 1,8-시네올, 풀곤, 리모넨, 카리오필렌 등도 포함한다. 풀곤과 멘톤이 천연살충제 노릇을 한다. 박하유는 그 자극성 때문에 유아들의 얼굴(코 주변)이나 가슴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박하는 위에서 설명한 여러 화초들과는 달리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란다.

 

9. 기타

이밖에도 여러 해충이 싫어하는 향을 발산하는 식물로는 페튜니아(Petunias). 다리아(Aahlias), 마늘, 양파, 파 등이 있다. 여름철 귀찮은 해충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식물들이 뿜어내는 향과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더위를 이겨보자.
우리 주위를 아름답게 꾸미는 꽃과 식물들이 모기 등 해충을 쫓는다니! 이들이 인간과 공생을 미리 염두에 두고 진화한 건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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