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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션] 다윈의 삶을 통해 본 과학과 종교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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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토토아저씨입니다. ^^

 

 

이번 주에는 공부가 되는 과학적인 영화를 한 편 추천할까 합니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인데요.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하기까지 고뇌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크리에이션(Creation)]입니다. ‘마지막 황제’로 오스카를 수상한 제레미 토마스가 제작한 이 영화는 토론토 필름 페스티벌의 오프닝 작으로 선정됐고 2009년도 최고의 영화라는 평을 받았지만, 개봉 당시 미국에서 배급사를 찾지 못해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배급사들도 종교계의 반대와 비난이 두려웠던 거죠. 오늘은 영화 [크리에이션]을 통해 종교와 과학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영화 [크리에이션]에서 찰스 다윈 역은 폴 베타니가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최근 영화 어벤져스에서 비전 역을 맡게 되면서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우리 모두 그의 목소리에는 익숙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늘 대화하는 상대인 인공지능 컴퓨터 자비스의 목소리를 연기했기 때문이죠. 

 

 

여기에 제니퍼 코넬리의 깊이 있는 연기가 더해져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제니퍼 코넬리는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를 통해 처음 우리 곁에 왔습니다. 어린 데보라 역으로 발레를 하던 모습은 영화사에 남을만한 장면이죠.

 

 

둘은 실제 부부로 유명합니다. 놀라운 캐스팅이죠. 폴 베타니는 찰스 다윈의 젊었을 적과 실제 많이 닮았습니다. 연기파 배우인 두 사람의 연기에, 실제 부부이기 때문에 부부간의 갈등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이 영화의 특성상 영화 줄거리를 설명하기 전에 우선 <종의 기원>과 진화론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의 기원>은 19세기에 출판된 자연과학 책 중 인간의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입니다. 그러나 당시 다윈은 자신의 책 때문에 사회적인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신이 아름답게 창조한 것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에 신의 섭리가 아니라 우연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자연선택만으로 다양하고 복잡하고 생명체가 태어났다는 것은 그야말로 신에 대한 모욕이었기 때문이죠.

 

 

다윈은 노트에 이렇게 썼습니다. “인간은 원숭이에게서 왔는가?”라고요. 인간이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된 것이라는 주장은 종교계와 모든 종교인의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 당시의 학계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었죠. 다윈은 자신의 발견이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발표와 출간을 고민합니다. 

 

 

다윈은 1831년부터 1836년까지 영국 해군의 측량조사선 비글호를 타고 남아메리카 해안을 조사할 기회를 얻습니다. 특히 페루 해안에서 800㎞ 정도 떨어진 화산섬인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얻은 관찰은 진화론을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다윈의 종교에 대한 믿음은 1851년 4월 사랑하는 딸 애니가 열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급격히 사라집니다. 다윈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비통함과 상실감에 빠져 기독교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리게 되죠. 딸의 죽음을 계기로 다윈은 생명체가 신의 보살핌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의 냉혹한 생존경쟁에 따라 살아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내 엠마는 기독교에 대한 신앙이 매우 깊었고 다윈도 아내와의 갈등을 원하지 않았지만, 딸의 죽음을 계기로 다윈은 집안에서도 믿음이 없음을 드러냅니다.

 

종교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된 다윈은 1850년대 중반부터 몇몇 동료에게 자기 이론의 세부를 알리고 더욱 과감하게 자기 생각을 담은 책에 대한 집필을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다윈은 자신의 자세한 생각을 담은 책을 서둘러 집필하면서 1859년 11월 ‘종의 기원’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찰스는 사랑하는 딸을 잃은 충격이 없었다면 진화론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다윈이 가장 사랑했던 딸, 애니의 죽음으로 종교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화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공개적으로 발표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죠. 

 

영화 [크리에이션]은 고뇌 끝에 그가 책을 출간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럼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영화는 비글호를 타고 탐험 도중 원주민과 조우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애니의 사진 촬영하는 장면과 교차 편집으로 장면을 넘나들며 보여주죠. 찰스 다윈이 사랑하는 큰딸 애니에게 탐험 중 일화를 들려주는 장면입니다.

 

 

 

 

다음 장면은 찰스 다윈 가족들의 식사자리로 이어집니다. 찰스 다윈은 자리에 앉자 바로 수저를 들며 식사하려 하지만, 엠마 다윈은 식사 전 기도를 합니다. 엠마는 독실한 신앙인이지만 찰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찰스는 최근 가까운 과학자들로부터 책을 출간하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그들은 찰스의 이론이 놀랍고 과학계의 영향력을 키울 기회라 믿죠. 하지만 아내 엠마는 탐탁지 않습니다. 

 

 

 

큰딸 애니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찰스 가까이에 있습니다. 아내 엠마보다도 더 주인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찰스는 애니에게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화를 나누죠. 참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찰스도 자기 일에 가장 관심을 가져주는 딸, 애니를 기특하게 생각합니다.  

 

 

 

애니는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이 자연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큰딸답게 어른스러워서 아빠 대신 동생들에게 자연 생태계의 원리를 설명해주기도 하죠. 

 

 

사실 애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입니다. 바닷가로 가족이 놀러 갔을 때 찬바람을 쐬고 나서부터 앓기 시작하여 10살에 세상을 떠나고 말죠. 찰스는 그때 빨리 옷을 입혀야 했는데.. 라는 후회와 고통 속에 살아가죠. 

 

 

찰스는 애니의 건강이 안 좋아지자, 병든 애니를 살리기 위해 더 큰 병원이 있는 도시로 갑니다.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족이 이동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애니와 찰스만 떠나고 엠마와 나머지 아이들은 남습니다. 

 

 

엄마 엠마에겐 이것이 애니를 보는 마지막이 되고 맙니다. 찰스는 애니를 살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당시의 의술은 보잘것없습니다. 따뜻한 물로 목욕한다거나, 찜질욕 같은 수준이 고급치료에 해당하였으니 말입니다.

 

 

결국 애니는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납니다. 이 결과 엠마는 신께 더욱 의지하지만, 찰스는 신을 더욱 멀리합니다. 

 

 

애니의 죽음으로 고통받던 찰스의 건강도 악화됩니다. 그리고 애니가 치료를 받던 바로 그 병원을 찾아가게 되죠. 

 

 

감독은 찰스의 치료 장면을 과거 애니의 치료 장면과 교차 편집하여 보여주면서 찰스가 느꼈을 감정과 고뇌를 잘 전달해줍니다.  

 

 

찰스의 건강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됩니다. 그리고 떠나보낸 애니를 회상하죠. 마치 못다 준 사랑이 아쉬운 듯 애니에 대한 찰스의 회상은 늘 이야기해달라고 조르는 모습과 이야기를 들려주던 기억입니다. 여러 회상 장면 중에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인데요. 아프리카에서 원주민에 의해 포획되어 도시로 팔려온 제니의 이야기입니다. 제니는 조련사나 찰스와도 잘 지내긴 하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외로워하다 결국 병이 들어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이 장면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천지창조를 연상케하기도 하죠.

 

 

이야기 속 조련사를 바라보는 제니의 사랑스러운 눈빛과 애니의 마지막 순간이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슬프게 다가옵니다.

 

 

이렇게 애니를 떠나보내고, 찰스와 엠마는 갈등의 시간을 보냅니다. 시간이 흘러, 영화 마지막 무렵 아내 엠마와 찰스는 서로를 용서하고 끌어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의 화해에 힘입어 찰스는 집필에 들어가죠. 오랜 집필 과정을 마친 찰스는 아내 엠마에게 가장 먼저 보여줍니다. 그리고 엠마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합니다. 엠마가 허락한다면 출간하겠지만, 만약 엠마가 원치 않을 경우 그냥 이대로 세상에 묻어두겠다고요.  엠마는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밤을 새워 읽습니다. 

  

 

긴장된 마음으로 늦잠을 잔 찰스는 아내가 없는 것을 알아채고 서둘러 일어납니다. 아내가 정원에서 무언가를 태우고 있죠. 혹시나 원본을 태운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지만, 아내는 잘 포장해서 원고를 건네줍니다.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집으로 향해 가는 찰스 옆에는 애니가 있습니다. 아빠 손을 꼭 잡고 말이죠. 자식을 먼저 떠나면 부모는 자식을 마음속에 묻는다고 하죠. 비록 같은 세상에는 없지만, 애니는 한시도 떠나지 않고 평생 찰스의 마음속에 있었을 겁니다. 그러한 슬픔이 결국 <종의 기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요.

 

 

영화 [크리에이션]은 종교와 과학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기에 그저 어느 쪽이건 매달리게 되죠. 신에 의한 '운명 결정론'에 의지할지, 아니면 나 자신에 의한 '운명 결정권'을 따를지는 결국 자신의 결정입니다.

한때 종교와 과학은 적대적인 관계처럼 생각되어 왔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때는 우주 기원을 설명하는 빅뱅이론을 두고 신성 모독이라 공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호보완의 관계라고 할 수도 있죠. 빅뱅이론은 성경에 나오는 천지창조를 닮았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빅뱅이론이 천지창조를 입증해주는 듯하기도 하죠. 아직은 인간이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세계가 더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알아가는 여정이죠. 어쩌면 그 여정은 신에게 가까이 가는 길인지도 모릅니다. 

 


▶  영화 관람 이후 아이와 나누면 좋을 이야기  ◀ 

 

1. 우리 가족은 종교를 갖고 있나요? 신을 믿는다면, 왜, 그리고 어떠한 마음으로 신을 믿는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나눠보세요.

 

2. 만약 종교가 없다면, 종교에 무관심하거나 일부러 종교를 멀리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유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눠보세요.

 

3.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만약 가까운 가족 중에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가정해본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 같은가요? 과학과 의학의 힘에 더 의존할 것 같은가요, 아니면 종교와 신앙의 힘에 더 의존하게 될 것 같은가요?

 

4.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할 당시는 종교의 영향이 매우 컸던 시대입니다. 이 책의 출간으로 실제도 그러했지만 심각하게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결정을 했을 것 같은가요? 찰스와 같은 용기를 낼 수 있었을지,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이야기 나눠보세요.

 

5. 찰스에게는 딸 애니의 죽음이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만약 찰스 다윈처럼 역경에 맞부딪혀 용기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원동력이 되어줄까요? 자신에게 원동력이 되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눠보세요. 
  
 
* 플러스 상식 – 진화론
진화론을 확립한 사람은 E.다윈의 손자인 C.R.다윈입니다. 그는 저서 《종의 기원:The Origin ofSpecies》에서 자연선택설을 근간으로 하여 새로운 종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설명하였는 데 변이(變異)의 원인 중 하나로 라마르크의 용불용설(用不用說)도 채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윈은 라마르크의 ‘전진적 발달’은 배격하였죠. 다윈은 자연선택설을 제창했을 뿐만 아니라, 진화의 실증적인 예를 들어 제시함으로서 사람들에게 생물 진화를 확신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은 영국의 산업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다윈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본가들이 자유경쟁에 의한 번영의 이념을 진화론을 차용해 설명한거죠. 《종의 기원》이 종교적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도 급속히 보급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학의 분야에 영향을 준 것 뿐 아니라, 사회, 경제 영역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준거죠. H.스펜서라는 학자는 사회다윈주의라는 이념도 만들어냈는데요. 이는 생존경쟁설(生存競爭說)에 따라 인종차별이나 약육강식을 합리화하여 강대국의 식민정책(植民政策)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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